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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타로 카드의 기원, 정말 점을 위해 만들어졌을까?

by 호두와피칸 2025. 10. 1.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타로 카드를 점술과 상담의 도구로 떠올리지만, 사실 타로는 처음부터 ‘점’과 관련된 도구가 아니었습니다. 15세기 유럽, 이탈리아에서 등장한 타로는 원래 귀족들이 즐기던 카드게임의 한 형태였습니다. 이후 세기를 거듭하면서 타로는 신비로운 상징 해석을 덧입었고, 현대에 이르러 점술과 자기 성찰의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 카드의 뿌리: 중국에서 유럽까지

 

 

카드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에서도 꽤 오래전부터 카드와 비슷한 놀이가 있었다고 전해져요. 특히 송나라 이후에는 종이로 만든 놀이패 기록이 보이고, 원나라 무렵에는 도박에 쓰였던 카드가 확실히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카드 문화는 실크로드를 따라 서쪽으로 전해지면서 이슬람 세계에 도달했어요. 특히 마믈룩 왕조(13~14세기)에서는 컵, 동전, 검, 폴로 스틱 네 가지 문양을 가진 카드 세트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체계는 다시 유럽으로 들어와 라틴 슈트(컵, 동전, 검, 지팡이)로 이어졌고, 폴로 스틱은 지팡이로 바뀌었어요. 14세기 후반에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서 다양한 카드 변형이 나타났고, 지팡이(Wands) 같은 문양은 오늘날 타로의 마이너 아르카나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즉, 오늘날 우리가 보는 타로 카드는 동양과 이슬람 세계에서 시작된 카드 문화가 유럽으로 전해지고 변형된, 긴 문화 교류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르네상스의 타로: 트리온피 게임

 

본격적인 타로 카드의 등장은 15세기 이탈리아 북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기존의 카드덱에 특별한 승리 카드, 즉 ‘트리온피(Trionfi, 승리 카드)’가 추가되었고, 이것이 훗날 우리가 아는 메이저 아르카나로 발전했어요.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이 ‘비스콘티-스포르차 덱’인데, 15세기 중엽 밀라노의 비스콘티와 스포르차 가문을 위해 제작된 카드입니다. 금박이 입혀진 화려한 삽화와 세밀한 인물 묘사가 특징인 이 덱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가장 초기의 타로 카드 가운데 하나로, 현재도 여러 미술관과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시기의 타로 카드는 어디까지나 게임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점을 치는 용도가 아니라 귀족들이 즐기던 오락용 도구였던 거죠.

 

영어 단어 trump(승리 카드)는 원래 카드게임 triumph에서 줄어든 말이고, 이 triumph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 trionfi(‘승리’)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어요. 이런 점만 봐도 타로가 처음엔 ‘놀이’에서 출발했음을 알 수 있답니다.

 

 


 

🔮 점술의 시작

 

그렇다면 타로가 어떻게 ‘점술 카드’가 되었을까요? 이 변화는 18세기 프랑스에서 일어났습니다. 1781년, 프랑스 지식인 앙투안 쿠르 드 제블랭은 타로 카드가 고대 이집트의 비밀 지식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어요. 역사적 근거는 없었지만, 당시 사람들은 이 낭만적인 상상력에 매료되었죠.

 

이어 에테이야(Etteilla)가 등장해 타로를 체계적인 점술 도구로 발전시켰습니다. 그는 해설서를 내고 스프레드(배열)를 정리했으며, 1789년경에는 세계 최초의 ‘점술 전용 타로 덱’을 선보였어요. 이때부터 타로는 게임을 넘어 신비와 예언의 도구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19세기 말에는 비의학회 ‘골든 던’이 타로에 천문·카발라 등의 상징 대응 체계를 부여했고, 1909년에는 오늘날 가장 널리 쓰이는 라이더–웨이트–스미스(RWS) 덱이 출간됐습니다. 아서 에드워드 웨이트가 기획하고 일러스트레이터 파멜라 콜먼 스미스가 그림을 맡아, 소아르카나까지 완전한 삽화를 도입해 현대적이고 직관적인 이미지를 완성했어요. 이 덱은 지금도 전 세계 타로 점술의 표준으로 널리 사용됩니다.

 

 

타로 카드의 기원, 정말 점을 위해 만들어졌을까?타로 카드의 기원, 정말 점을 위해 만들어졌을까?

 

🃏 카드의 구조와 오늘날의 타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타로 카드는 보통 총 78장으로 구성됩니다.

  • 메이저 아르카나 22장: ‘바보’, ‘연인’, ‘죽음’ 같은 인생의 큰 전환점과 보편적 상징을 담은 카드들
  • 마이너 아르카나 56장: 완드, 컵, 소드, 펜타클 네 슈트로 나뉘어 일상적 사건과 감정을 표현

17~18세기 유럽에서는 주로 타로 드 마르세유(Marseille Tarot)가 대표적인 카드 양식으로 널리 쓰였고, 20세기에는 라이더-웨이트-스미스(RWS) 덱이 세계적으로 가장 대중적인 표준이 되었습니다. 특히 RWS는 카드마다 상징적인 삽화가 풍부해 초보자도 해석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마무리

타로 카드는 중국–이집트–유럽으로 이어진 카드 전통 속에서 15세기 이탈리아에서 탄생했고, 수백 년 동안 ‘게임’으로 즐겨졌습니다. 그러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신비한 해석이 덧입혀지며 점술 도구로 자리 잡았고, 20세기에 들어서는 라이더–웨이트–스미스 덱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대중화되었어요.

 

즉, 타로의 역사는 놀이에서 신비로, 신비에서 문화로 확장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로 카드 한 장 한 장에 담긴 그림과 상징은 단순히 점을 넘어서, 우리 각자가 삶을 돌아보고 해석하는 창이 되어주고 있답니다.